bootcamp(with wecode)/회고록(문과감성)

1차 프로젝트 (feat.중간점검)

thenutcracker 2023. 3. 21. 22:34

%

 

집을 나서기 전 휴대폰 배터리 잔량을 확인한다

98%

밤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집을 나선다

 

 

커리어 전환을 마음먹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좋지 않은 머리를 다시 쓰려니 머리가 아프다

불혹을 바라보고 있는 와중에 사회초년생 혹은

대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는 내 모습이 처연하다

하지만 어쩌겠어 해내야지

 

 

오전에 시작해서 밤 늦은시간까지

모니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린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가 어려워 하면서도

차분히 해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얼레벌레 따라하기 바쁘다

혼자서 찾아보기도 하고 이리저리 해봐도 안될 때가 있다

어쩔 수 없이 주변 사람을 찾아가서 물어본다

하나같이 친절하게 알려 준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피로하다고 느끼는 내가

누군가에게 불쑥 찾아가 말을 걸고 있다

키오스크를 환영했던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지극히 낯을 가리는 INFP지만

여기저기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고 다닌 덕분에

대부분의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어쩌면 나만 친하다고 생각할지도?

그래도 괜찮다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있다는 사실로도 기쁘다

 

 

동기들이 간식을 엄청 챙겨 준다

초콜릿, 젤리, 사탕, 빵 등등 계속 가져다준다

나는 가져다 줄게 없는데 받기만 해서 조금 미안했다

프로젝트 끝나면 케이크 사서 나눠먹어야지

 

 

하루종일 키보드만 누르고 있기가 아까워서

점심시간에는 피아노를 치러 간다

새로운 곡을 정하고 한 마디를 한 손으로만 친다

당연히 실수 투성이다

그래도 괜찮다

다시 그 한 마디를 또 처음부터 친다

조금씩 실수가 줄어든다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릴 때도 실수 투성인데

피아노 연습하듯 하다보면 실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보통 심야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간다

심야 버스에 타면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택시비를 피해

버스를 타고 귀가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버스 안에서 휴대폰 배터리를 확인 해본다.

90%

딴 짓 안하고 하루를 꽤 열심히 보낸 것 같아서 잠시 뿌듯

당분간 휴대폰 충전은 해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