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tcamp(with wecode)/회고록(문과감성)

2차 프로젝트(feat. 원툴)

thenutcracker 2023. 4. 22. 16:29

 

원툴

 

야구에서 다섯가지 능력을 골고루 갖춘 만능선수를 5툴 플레이어라고 한다

파워, 스피드, 정확도, 수비, 어깨

한두가지 장점보다 공격, 수비, 주루 모든 능력을 가진 선수로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예시로는 이종범 선수 정도 일 것 같다

 

반대로 여러가지 능력 중 특정 하나에만 기괴할 정도로 몰빵 되어 있고

다른 부분은 모자란 경우를 원툴 이라고 한다

공격만 잘하고 수비는 못하거나 

수비는 잘하는데 공격이 엉망이거나

 

개발자로 전향 후 많은 능력들이 요구되었다

효율적이어야 하고, 꼼꼼해야하고, 이해가 빨라야하고, 

체력도 좋아야하고,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야하고,

누가 봐도 쉽게 작성해야하고 등등등등

 

여러가지 능력 중 나는 과연 개발자 영역에서 

5툴 플레이어에 해당되는지 생각 해본다

요모조모 따져봐도 동기들에 비해 제로에 가까운 것 같아서 

위축되는 두번째 프로젝트 기간이었다

다들 어려워하면서도 기어이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 받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뒤늦은 나이에 시작한 내가 안쓰럽기도 하고

 

그 와중에 아무도 발표를 하기 싫어해서 또 다시 발표를 맡게 되었다

팀에 뭐라도 도움이 되고자 발표라도 열심히 준비했다 

먼저 팀원들 모두 인터뷰를 한다

각자 맡은 부분에 대한 기술 스택과 

느낀점, 그리고 아쉽고 인상깊었던 점들을 이야기하며 회고한다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발표자료를 만들고 대본을 작성한다

일곱번 정도 일어서서 대본을 읽어보니 조금 입에 붙는다

,,,이러다가 아무 관련없는 발표 원툴 개발자가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잠시 두번째 프로젝트 발표가 시작되었다

 

가장 좋은 강의가 휴강이라면,

두번째는 정해진 시간에 딱 맞춰 끝나는 강의이지 않은가,

길게 발표하기는 싫어서

발표 전에 가장 뒷자리 팀원에게 미리 부탁을 해둔다

11~12분 쯤에 수신호를 달라고 

그 수신호가 보이면 급하게 발표를 마무리 할 생각이었다

 

집에 못가고 밤을 꼬박 새운 동기들 앞에서 발표를 시작한다

눈도 제대로 못뜬 사람도 보이고 

발표자가 오지 않아서 시계만 자꾸 쳐다보는 사람도 보이고

내가 어떻게 시작할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보인다

 

그 순간 나도 피로감이 몰려와서 

다함께 기지개를 하자고 외치며 발표를 시작했다

유려하진 않았지만 밤새 열심히 준비한 대본 덕분에 

큰 실수 없이 무사히 발표를 마칠수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미리 부탁한 수신호는 볼 수 없었다

11분 딱 맞춰 발표시간을 마쳤다는 사실이 뿌듯

 

5툴에서 0.1툴 정도는 가진셈 치고 싶다